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힐링 드라마 속 공감과 바람_‘나의 해방일지’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by 포근해 2022. 7. 11.
728x90
반응형

 

힐링이 필요한 시대다.

그래서일까? 힐링 드라마의 인기는 날로 높아가고 있다.

한동안 나의 해방 일지(나해)를 보면서 잠시라도 일상으로부터의 해방을 만끽하며 행복했다.

추앙이라는 일상 속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유행시켰고, ‘구 씨’라는 인물을 통해 손석구 알이를 하게 만들기도 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아서 해방 일지 어록이 생기고 패러디가 넘쳤다.

 

 

지쳤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지쳤어요.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에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극 중 염미정(김지원 분)이 했던 이 말은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출처: https://tv.jtbc.joins.com/myliberationnotes

 

 

「나해」가 특별한 이유에 대해 정덕현 평론가는 세대마다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라고 했고, 김헌식 평론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을 보여줬다고 했다.

한동안 유튜브에는 「나해」를 재해석하는 방송을 앞다투어 제작했다.

세대를 아우르고, 여러 계층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공감하는 드라마.

그래서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힐링 드라마라 주저 없이 말한다.

 

 


「나해」에서 벗어날 무렵 또 다른 힐링 드라마가 마음을 두드렸다.

단 2회 만에 관심 폭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

 

예고편을 봤을 때는 별 관심이 없었다.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감동의 드라마를 쓰는 이야기인가 보군.’이라고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세상도 편치 않은데 드라마까지 우울한 걸 보고 싶지는 않아.’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맞춰진 채널에서 「우영우」를 봤을 때

‘어 이거 재밌는데... 궁금한데... 유쾌한데...’라며 호기심이 발동, 넷플릭스를 뒤져 첫 화부터 제대로 시청하기 시작했다.

 

「우영우」는 ENA에서 선보인 드라마다. (ENA? 낯설다.)

ENA2022429일 개국한 드라마 전문 채널이다.

KT그룹의 미디어 방송사 skyTV가 운영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이라고 한다.

 

「우영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우영우가 신입 변호사가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어려움, 오해와 진실 등의 내용이 있고, 법정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다양한 사건과 사고들이 있어 이야기는 풍부하다.

 

[자폐성 장애]
자폐증과 관련된 것(전반적 발달장애 / 자폐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장애이다. 
기본적 특징은 폐쇄성이다. 타인과 상호작용하고 소통하는 데 의욕이 매우 떨어지며, 소통을 하려는 시도를 보여도 그 양상이 일반적인 사회 상식과 달라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의 일환으로 특정 관심사에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것과 함께 뇌구조상의 특징으로 감각기관이 과민해 일반적인 수준의 자극에도 발작 수준의 공황을 일으키는 양상이 자주 보인다.

출처 : 나무위키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고 케미가 좋다.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배우 박은빈의 연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 많은 대사를 소화하는 능력도 놀랍고, 자폐스펙트럼을 이해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연기에 녹여내려는 노력이 멋지다.

장애를 가졌지만 결코 불쌍하다거나 우습다거나 혹은 답답하게 보이지 않는 점도 이 드라마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보는 이들이 유쾌하게 받아들여 되씹어 보게 한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힘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감독과 작가가 궁금해졌다.

유인식 감독은 드라마 ‘낭만 닥터 김사부를 연출했다.

‘낭만 닥터도 열 일 제치고 봤던 1인으로서 「우영우」 역시 무한 신뢰와 애정을 느낀다.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감독이다.

문지원 작가는 영화 증인의 각본을 썼다.

이 영화는 자폐 소녀와 민변 출신의 대형 로펌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다.

자폐와 변호사라는 큰 축이 「우영우」와 같다.

문 작가에게 고마운 것은 대사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생동감이 있어서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처: http://ena.skylifetv.co.kr/bbs/board.php?bo_table=skydrama&wr_id=113&sca=%EC%B5%9C%EC%8B%A0

 

 

주인공 우영우 역의 박은빈물론이고 이준호 역의 강태오, 정명석 역의 강기영, 우광호 역의 전배수 등의 탄탄한 연기도 눈길을 끈다.

특히 아버지 우광호(전배수)와 우영우(박은빈)의 케미가 찰떡이다.

미혼부인 우광호는 장애가 있는 자식을 두었지만 그 아이가 스스로 사회 속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게 돕고 응원한다. 그것도 유머러스한 여유를 가지고.^^

두 사람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광대가 승천하는 경험을 자꾸 하게 된다.

이준호 역의 강태오도 사랑 가득한 훈남 역할을 오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화해서 우영우와의 로맨스를 응원하게 한다.

 

극 중 우영우는 복도 많다.

좋은 상사 정명석과 한선영을 만났고, 좋은 친구 동그라미(주현영)와 최수연(하윤경)이 곁을 지켜주니 힘든 세상 위로받을 수 있다.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이 기대된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중간중간 등장하는 고래들이다.

자연스러운 CG 덕분인지 무더위에 지친 이 여름 시원한 물살 가르며 힘차게 뛰어오르는 고래를(가끔은 빌딩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기도 한다) 보는 재미도 추천 요소다.

 

 

출처: http://www.ctnews.kr/article.php?aid=1655251894324300007

 

 

힐링 드라마는 공감바람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데 「나해」도 「우영우」도 그 균형을 잘 잡고 있다.

「나해」를 보면서는

‘맞아! 회사에 꼭 저런 진상들이 있지. 맞아! 예전에 남자 친구도 XXX였어.’ 등등. 그러고 나서는 이런 생각을 한다.나도 구 씨한테 달려가서 오늘 하루 속상했던 일 하소연하고 싶다...’

「우영우」를 보면서는

‘맞아! 가족 중에 꼭 돈 욕심내는 사람들이 있지. 맞아! 회사에서 깍두기 된 기분은 참 별로지.’ 그러다가 ‘아~ 나도 이준호처럼 무슨 얘기든 들어주는 내 편이 있으면 좋겠다... 공감과 바람을 갖게 된다.

벌써 유튜브에서는 드라마의 재해석, 비하인드 스토리, 앞으로의 전개 예측, 각 장면의 숨은 뜻 찾기 등이 번지고 있다.

 

디지털타임즈에 의하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방영 4회 만에 시청률 5%를 돌파했고, 지난 8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주가가 전일 대비 3400(13.96%) 급등한 2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고 한다.

첫 화를 방영한 이후 7 거래 일만에 61.34% 급등했다고 하니 화제는 화제인가 보다.

(참고 : 자폐 변호사 `우영우` 인기에 에이스토리 떡상, 디지털타임즈, 이윤희 기자, 2022.07.10)

 

나도「우영우」의 매력에 빠졌는지 자꾸 입에서 대사가 맴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나해」를 뛰어넘는 또 하나의 힐링 드라마가 기대되는 이유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